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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와서 좋은 것 중 하나는 여기저기 학생 할인 제도가 많이 활성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자기 힘으로 벌어서 혹은 은행에서 융자를 받아가며 학교에 다니는 애들이 많고, 혹은 교육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려 한다거나 하는 문화적 차이가 있기 때문이긴 하지만, 여튼 마찬가지로 가난하게 사는 유학생 입장에서 이런 학생 할인 혜택은 정말 고맙기 그지 없는 일이다. 그중에서도 제일 반가운게 한국에서는 비싸서 자주 갈 수 없었던 많은 문화 공연들(클래식이나 뮤지컬, 연극 등)을 학생 러쉬 티켓으로 싸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러쉬 티켓은 보통 팔다남은 티켓을 당일날 티켓오피스에서 싼 가격($10~20 정도)에 판매하는 건데, 일반인들에게 전부 다 오픈하기도 하고 학생이나 senior들만 대상으로 하기도 하는 등 차이가 있긴 하지만 보통 어지간한 큰 공연은 거의 다 러쉬티켓 제도가 있으므로 미리 알아두면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다. 다만 공연에 따라서 인기가 좋은건 미리 다 sell out 해버릴 수 있으므로 (이렇게 되면 러쉬 티켓 쪽으로 나올 표가 있을 리가 없음) 어느 정도 요행도 따라줘야 하지만 말이다. 미시간에 있을때에는 학교에서 운영하는 University Musical Society나 Ann Arbor Symphony Orchestra의 학생 러쉬티켓 제도로 여러 좋은 공연들을 싸게 볼 수 있었다. (UMS는 외부 초청 공연으로 시즌을 짜는데 상당히 하이레벨이다. 지난 시즌에는 뉴욕필이 투어로 들리기도 했을 정도. 오프닝 공연은 Lincoln Center Jazz Orchestra였고... 지지난 시즌에는 셰익스피어 연극 공연도 있었는데 (오델로) 그것도 꽤 감명깊었음.) 미시간을 떠나는게 제일 아쉬웠던 점 중 하나가 UMS 공연들이었고, 그래서 뉴저지로 이사오게 되면서 제일 먼저 알아본 것 중에 하나가 이 근처 문화공연 목록과 할인제도였는데 뉴저지 안에서는 별로 쓸만한게 없어보이고 역시 뭐라도 즐기려면 뉴욕까지 나가야 하더라. orz 좀 좌절이긴 하지만 그래도 뉴욕까지만 나가면 링컨센터를 중심으로 오만가지 좋은 클래식 공연들이 널려있으니 그게 어디야... 하고 오늘 처음으로 뉴욕 필하모닉 공연을 학생티켓으로 다녀왔다. 링컨센터에서 호스트하는 공연 종류는 꽤 여럿인데, 그중 하나가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정기공연이다. 2005-2006 시즌이 얼마 전에 시작했는데, 첫주의 Lang Lang 협연 공연은 미리 표를 사두지 않은 관계로 놓쳐버렸고 (쇼펭 피아노 협주곡 1번과 말러 1번이었는데, 아까워 죽겠다 T_T) 이번주 공연부터는 학생티켓이 온라인으로 풀려서 이번주과 다음주 티켓은 $70이 넘는 자리 표를 각 $10씩에 구할 수 있었다. 그중 이번주 것을 오늘 다녀왔는데, 결과적으로 좋은 경험이긴 했지만서도... 1. 공연 두시간 보러 왕복 4시간 걸려 기차타고 뉴욕까지 다녀오는건 좀 심하게 좌절급이다. (차 갖고 가는건 일찌감치 포기. 오가는데 드는 기름값, 톨비, 거기다 살인적인 주차비까지 생각하면 그냥 기차 타는게 이모저모 편하다.) 2. Avery Fisher Hall의 좌석배치는 정말 요상하다. 사이드의 Box석에 앉으면, 몸을 옆으로 45도 각도로 비틀지 않으면 무대를 볼 수가 없다. 게다가 내 경우엔 무대쪽 옆자리에 덩치가 산만한(-_-) 아저씨가 앉는 통에, 시야가 별로 좋지 않았다. 두번째로 좋은 자리가 이 정도면... -_-; 다음부턴 차라리 2층이나 3층의 center가 나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문득 들었음. 3. 오늘의 솔로이스트(피아노)였던 Jonathan Biss는 ... 넌 문어냐! 왜 이리 흐느적거리는 거야! 연주 자체는 뭐랄까 굉장히 또랑또랑하면서도 들쩍지근한 모짜르트였는데 (피아노 협주곡 A.K.488) 애가 하도 흐느적거리는 통에 도저히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4. 차라리 별 생각 없이 들은 스트라우스 쪽이 훨씬 더 좋더라. 특히 Salome 중 Dance of the Sevel Veils라는 곡에서는 지휘자(Lorin Maazel)가 거의 춤추는 듯한 모습으로 역동적으로 지휘하는데, 선율 역시 앉은 자리에서 고개를 까딱까딱하며 쫓아가게 만드는 맛이 있어서 상당히 몰두할 수 있었다. 다음주 공연은 Sarah Chang이 협연하는 Ravel, 드보르작, 프로코피에프인데 수/목/토/화 공연 중 수,목요일 것만 학생티켓이 풀려서 목요일 표를 샀다. 목요일에는 점심때 세시간 가량의 토론 수업이 있는데 그 뒤에 바로 뉴욕으로 튀지 않으면 안될듯. 왕복 4시간은 여전히 좌절... 기차 안에서 읽을 책을 가져가긴 했지만 하도 주변이 소란스러워서 집중하고 뭘 읽을 분위기가 아니었다. 다다음주의 Midori 협연 공연 표도 구해놨는데, 기왕 자주 가게 되는거 뭔가 기차 안에서 들을 용도로 아이팟 나노라도 질러버릴까 (..........) (아이팟이 ogg, ape, flac만 지원했어도 진작에 지르고도 남았을거다 아마. 쩝) 다다음주의 Midori 협연 표와 기타 몇 다른 공연 표들(특히 러쉬티켓이 풀릴지 안 풀릴지 알 수 없는 것들)은 Young Subscriber's Club이라는, 30세 이하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공연당 $25에 총 6회까지 subscription ticket을 살 수 있게 해주는 제도로 신청을 해두었다. 좀전에 다음주에 와서 픽업하라는 메일을 받았으니 다음주에 장영주 공연 보러 갈때 픽업하면 될듯. 자리가 어디로 어떻게 걸렸을지 꽤 궁금하다. 설명에는 the best available seats in the house 라고 하긴 하던데... single ticket이 아닌 subscription ticket의 장점은 만약 나중에 스케쥴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엔 다른 날짜의 티켓으로 교환이 가능하다는 거다. 그 외에 링컨센터에서 호스트하는 공연 중에 Great Performers 시리즈가 있는데, 이것도 꽤 압권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연주자/오케스트라를 초청해서 공연하는 건데, 듣기만 해도 숨넘어갈 것 같은(^^;) 연주자들이 가득가득. 이것도 학생할인 제도가 있긴 한 모양인데 설명이 좀 애매해서, 역시 다음주에 가서 티켓오피스에서 좀 더 자세하게 물어봐야 할 듯 하다. 같이 보러 다닐 사람이 있으면 더 좋겠는데, 다들 "관심은 있지만 아무래도 스케쥴이..." 모드더란. 오늘 왕복 4시간을 길바닥에 쏟고 나니 왜 그랬는지 알 것 같기도 하다. ^^; 그래도 이런 거라도 있어야 삭막한 생활에 활력이 있지!란 생각으로 좀 더 꿋꿋하게 버텨볼란다. s(-_-)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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