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경보기
지금 사는 집은 지은지 100년된 집이라 그런지 몰라도 여튼 천장이 꽤 높은 편이다.

그 천장에 마치 한국식의 동그란 형광등도 붙어있고 (부엌과 침실에.. 한국처럼 천장에 등이 달린 집은 여기선 매우 드물다. 부엌 정도라면 좀 있긴 하지만) 그리고 또 하나 붙어있는게 화재경보기다.

문제는 이 화재경보기가 오븐에 뭔가 넣고 450도 이상으로 10분 이상만 돌리면 빽빽대고 울기 시작한다는 거다. =_=
즉 스테이크 고기 같은거 구워먹을때면 매번 화재경보기가 빼액 빼액 빼액 빼액 울기 시작 --;

이걸 강제로 끄는 옵션이 있긴 할텐데 더 큰 문제는 천장이 너무 높아서 어떻게 해도 경보기에 내 손이 닿질 않는다 ==;
의자를 놓고 올라가도 손이 닿으려면 한참 멀었다.
그래서 뭔 짓을 하게 되냐면, 화재경보기 밑에 의자를 놓고 올라가서 열심히 펄럭펄럭 부채질을 하는거다. 경보기가 알아서 꺼져줄때까지 --;

그리고나서 부채질을 멈추면 한 2~3분 후에 경보기가 또 울기 시작한다. 그러면 또 열심히 부채질 시작 =_=;

실은 이짓을 20분 전에도 또 해야했다. 뭐 거기까진 매번 있는 일이니 그냥 포기한다 쳐도...
문제는, 화재경보기가 한 세번째쯤 다시 울기 시작했을때, 밖에서 소방차인지 구급차인지 사이렌 소리가 막 들리기 시작했다는 거다!
...

순간 머리가 하얘지면서 오마이갓

죽어라고 팔 빠지게 부채질해서 경보기를 도로 끄고, 오븐 온도도 낮추고 (400도에도 스테이크가 제대로 구워질지는 알 수 없지만 T_T), 선풍기도 틀고, 부엌에 공기정화기도 틀고, 오만 쇼를 해서 경보기가 다시 울지 않게 해두긴 했는데, 밖에서 소방차 소리 날땐 정말 아찔했다. (다행히 우리집이 아니었나보다. 한숨 푸욱)

지난번에 경보기가 울어댔을땐 결국 그대로 오븐을 꺼버리고 스테이크는 레어 상태로 먹는 수 밖에 없었는데 =_=
이번엔 온도는 낮아도 오래 굽고 있으니까 적어도 레어는 아니겠지 orz
핏물이 흥건하게 흐르는 레어 스테이크를 썰고 있으면 기분이 상당히 오묘해지기 때문에... -_-;
(거기다 핏빛의 와인 한잔까지 곁들이면 거의 납량특집 분위기)

ps. 결과물은, 겉은 바삭하게 약간 타고 속은 well done인 그런 녀석이 되어버렸는데, 좀 질기긴 해도 rare보단 낫다. orz
요새는 "만사귀찮어"신이 강림해서, 사는게 좀 큰일이다. 하하 orz
by dapi | 2005/09/28 07:32 | 사는 얘기 | 트랙백(2) | 덧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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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이오공감의 흔적 at 2005/09/29 12:02

제목 : 2005년 9월 29일 이오공감
블로거들은 왜 실사공개에 그렇게 열광하는 것일까요? ^_^  by 직장인여기저기 블로그를 돌아다니다 보면 덧글 중에 쉽게 볼 수 있는 얘기 중 하나가 바로 '실사 공개해 주세요'라는 내용입니다. 주로 같은 포스팅엔 빠지지 않고 등장하지요 ^^해피해킹 키보드(HHK) 사용기  by bikbloger우리의 지름성전 펀샵(www.funshop.co.kr)에서 공동구매로 8만 2천원에 질러드렸습니다. 뭐, 이쪽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프로버전이 아닌 라이트2...친절한/불친절한 M씨의 자리양보  by milkwood아무리 친절한 M씨......more

Tracked from 다피네 일상생활 at 2006/06/09 07:07

제목 : 화재경보기가 울기 시작하면?
화재경보기를 끄는 최고의 방법... ...은 다름아니라 세수수건 한쪽을 잡고 펄럭펄럭 공중을 향해 터는(-_-) 거였다. 한 세네번만 수건으로 부채질해주면 그냥 꺼진다! 창문도 같이 열어두면 이후 다시 켜지는 일도 거의 없다. 굳이 의자나 책더미 위에 올라가서 부채질할 필요도 없다. (세수수건 자체의 길이가 있으므로) ...이렇게 쉬울수......more

Commented by Naive at 2005/09/28 10:52
핏물이 흐르는 레어 스테이크에 핏빛 와인 한잔...;; (덜덜덜)
그나저나 고생하시네요;; 주변 사람들한테 한번 물어보시면 혹시 기발한 해답을 찾으실지도 모르겠군요..^^;
Commented by dapi at 2005/09/28 12:10
Naive님 > 의자 위에 두꺼운 책을 올려놓고 올라가면 화재경보기에 손이 닿지 않겠느냐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
경보기를 아예 꺼놓고 살면 어떻겠냐는 얘기도 들었는데 그건 이동네 법에 저촉되는 일이라 안되네요.
Commented by Hana at 2005/09/29 12:43
킬킬킬... 그 집은 여러가지로 고생시키는구나.
집에선 경보기 울고 밖에선 사이렌 들리면 정말 섬뜩했을 듯. -ㅅ-

음... 여튼 이오공감 등극을 축하한다네~~
Commented by A-Typical at 2005/09/29 14:07
바베큐 그릴을 장만하셔서 파티오나 풀밭으로 진출하셔야 할 듯 ^^
Commented by 나오야 at 2005/09/29 14:23
나도 기숙사에서 살 때 가스렌지만 켜면 가스가 새고 있다고 경보기가 울어대서 아예 코드 뽑아놓고 살았었어;; 사이렌 소리까지 들리면 스릴만점이겠구만 진짜;;
Commented by Jjoony at 2005/09/29 14:41
안녕하세요 이오공감 타고 왔답니다..
dapi님이라..혹시 예전에 dapi BBS인가 만드셨던 분이 아니신지..^^;
오븐을 사용하지 않을 수도 없고 진짜 난감하시겠네요;
경보기 감도를 조금 낮출 수는 없나요..?
Commented by 블루 at 2005/09/29 15:03
온도 때문에 경보기가 울린다면 요리하실 때 얼음을 봉지에 넣어서 경보기 주위에 붙여두면 괜찮지 않을까요? 물론 고정시키는 게 쉽지 않겠지만요. 하하하
Commented by dapi at 2005/09/29 15:03
Hana > 이집 부엌이 뭔가 상당히 사람을 여러모로 훈련(?)시키고 있는 것 같아. ㅎㅎ 찬장 냄새는 냄새먹는 하마 덕분에(!!) 많이 가셔가고 있는데, 찬장 문짝은 두짝 정도 칠을 새로 해야 하는데 주인장이 사람 보낸다고 하더니 두달이 넘도록 안오네. 그러고보니 화장실 전기콘센트 고장난거 사람 보내주겠다던 것도 벌써 석주째 감감무소식이긴 하다. -_-; (이젠 그냥 포기하고 사는 마인드)
근데 이오공감... 어째서!;;; (절대 이해할 수 없음 -_-;;; 이렇게 적막한 곳까지;)

A-Typical님 > 하다못해 베란다라도 있었으면 그랬을지도 몰라요 orz
Commented by dapi at 2005/09/29 15:03
나오야 > 여기는 시에서 가끔씩 저 경보기 체크하러 오는데, 만약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으면 벌금이 꽤 나오는듯. 한국 사람들 중에 특히 갈비나 불고기 같은 고기 요리하다가 저 경보기에 안 당해본 사람은 아주 드물지 싶다만 ^^; 근데 스테이크도 처음 몇번은 별 문제 없었는데 한 세네번째서부터 경보기가 저렇게 사람을 잡네. 아주.. 키 작은게 한이다. 끙
지난번 피자사건 때문에 이미 동네망신 한번 당했는데 만약 경보기에 소방차까지 진짜로 출동했으면 끝장이었겠지 orz;;

Jjoony님 > 그게 저 맞습니다 ^^; 아니 그런 고대적 유물을 아직까지 기억하시는 분이 또..
경보기에 뭔가 버튼이 한두개 달려있긴 한데 설명서가 없는건 둘째치고 일단 너무 높아서 뭘 해볼 수가 없네요. (버튼 한두개 정도로 봐서는 아마 경보기 배터리 테스트 정도의 기능 밖엔 없지 싶지만...) 의자 위에 놓고 밟고 올라갈 두꺼운 책이라고 해봤자 이번학기에 미친듯이 괴롭혀지고 있는 교과서들 정도인데, 신성한 교과서를 밟고 올라갔다간 학기말에 보복(..)을 당할까 두려워서 차마 그러진 못하고 있답니다. 아하하 -_-;;;
Commented by dapi at 2005/09/29 15:05
블루님 > 온도보다도 연기의 문제인데, 냉동실에 넣었던 고기를 굽는거라 연기가 더 나는건가 싶은 생각이 문득 드네요. (아무래도 물기가 있으니까..) 코스트코에서 고기를 사면 한번에 최소 4~5인분씩 포장이라 어쩔 수 없는데 -_-;;;
Commented by 建武 at 2005/09/29 16:32
키큰 사람을 한명 부르세요. 그리고 알루미늄 호일로 경보기를 덮어버리면 앞으론 걱정 없답니다~
Commented by dapi at 2005/09/29 17:27
建武님 > 오오, 그런 방법이! 알루미늄 호일이라... 고기 굽기 전에만 살짝 덮어놨다가 다 굽고 나서 다시 벗기고 그럴 수 있으면 참 좋겠네요. 키큰 사람 수배는... 힘들지만서도... 흑 orz
여튼 좋은 팁 알려주셔서 감사 ^^*
Commented by Hana at 2005/09/29 20:04
1. 이오공감을 관리하는 그들은 이글루스의 빅 브라더이지. 아무도 그 눈길을 피해갈 수는 없어 후후후후후후 (....?)

2. 그래서 집안에 남자가 필요한거야. 평소엔 아무 짝에도 쓸모 없지만. 저런일이 생기면 부려 먹기 좋지... (....)

3. 남박사님의 업적은 아직까지 칭송되고 있는가 보군.. ㅋㅋㅋ 'ㅁ'
Commented by dapi at 2005/09/29 20:26
Hana > 1. 도대체 하루에 올라오는 글들이 장난이 아닐텐데 그럼 그걸 다 본단 말야? -_-;
2. 글구 남자가 있어야 부려먹지 인간아.. 염장을 지르다 못해 못을 박는구나 아주. 게다가 이 경우엔 남자라도 키 큰 남자여야 하는 거라고 (...)
3. 나도 놀랍다 ^^; ㅋㅋ (그저 황송할 따름)

오늘도 밤새고 리딩 중인데 계속해서 덧글이 올라오니 재밌고 좋군. -_-;;; (이렇게 자꾸 도피모드 발동하면 안되는데)
Commented by 푸른마음 at 2005/09/29 21:13
열감지기가 너무 예민하군요. 점검 및 내부청소 혹은 교체가 필요할 듯 합니다.
Commented by dapi at 2005/09/29 21:30
푸른마음님 > Heat detector는 아니고 Smoke detector인 것 같으니 아마 열 문제는 아닐듯 싶어요. 경보기가 부엌 오븐 바로 위에 있는 것도 아니고, 요리 좀 한다고 집안 온도가 그렇게 확 올라가는 건 아니니까요; (오히려 한여름에 삼십 몇도 올라가는데 에어콘도 선풍기도 못 틀고 버텼을 때가 덥긴 더 더웠는데;;)
Commented by 바람돌이 at 2005/09/30 01:35
이오타고 왔습니다. ㅋㅋㅋ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저는 기숙사 사는데, 여기에도 방마다 화재경보기가 달려있습니다. 전에는 어떤아이가 방안에서 난로옆에 옷을뒀다가 경보기가 울려서 소동이난적도 있어요. 그러나! 이런 방안에서도 담배를 피울수있는 인간이 있습니다. 위대해..;; 그녀석은 화재경보기에 비닐봉지를 꼼꼼히 씌우고 담배를 피우더군요.;;;
Commented by 놀이터 at 2005/09/30 01:39
환풍기라고 하나요? 공기정화해주는 것을 설치하는 것은 .... 돈이 많이 들까요?; 안되면 창문(혹은 문) 열고 그쪽으로 선풍기를 틀면 ... ㆀ
기타로 경보기 메이커를 확인하여 매뉴얼을 확보하시고 긴 장대로 버튼을 콕콕 찍어서 조작을 해보시는 것은 ... (저도 키가 작아서 뭔가 안 닿으면 긴걸로 쿡쿡 찔렀던 기억들이 드네요;)
Commented by 한때는 at 2005/09/30 07:17
안녕하세요? 전 캐나다에 삽니다. 마침 저도 어젯밤에 알람땜에 잠설치고 아침에 글을 올렸는데 이 글을 보고 찾아괐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링크 떠갑니다.. 자주 놀러올께요
Commented by dapi at 2005/09/30 20:47
바람돌이님 > 그런 친구분은 참 위대하군요. -_-; 그러고보니 저도 전에 잠깐 기숙사 살때 false alarm이 울려서 잠옷바람에 밖에서 한시간 동안 오들오들 떤 적이 있었죠 ^^;

놀이터님 > 실은 부엌에 환풍구가 없어서 작은 공기청정기를 꽂아놓긴 했는데,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인가봐요. 경보기 쪽은 포기.. ^^; 다음번에 스테이크 구울땐 그쪽에 뭔가 씌워놓고 요리해야 할 것 같네요.

한때는님 > 안녕하세요. ^^ 캐나다라니, 요새 많이 쌀쌀해졌겠네요. 저도 몇달 전까지는 미시간에 살았었는데 금방 추워지는 날씨였죠. 볼건 없겠지만 종종 들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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