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Howl's Moving Castle과 Mr. & Mrs. Smith

미국 영화관은 표를 살때 자리를 배정해주지 않는다. 즉 선착순으로 자기가 원하는 자리에 앉는 방식이다. 어지간히 시내 한 가운데에 있는 영화관에 특별히 주목받는 개봉작이 아닌 이상은 표가 매진이 되는 일도, 관객들이 들어차는 일도 드물기 때문에 이런 방식이 문제가 될 소지는 별로 없다. (이제까지 표 사러 갔는데 매진되어서 원하는 시간대 "바로 뒤의" 시간대 표를 샀어야 했던 영화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1인지 2인지 밖에 없었고, 표 사갖고 들어가는데 자리쟁탈전 벌어졌던 영화는 스파이더맨 개봉당일 저녁 밖에 없었다. 내가 갔던 영화관이 죄다 변두리 영화관들 뿐이어서 그랬을지는 몰라도... ^^;) 그래서 영화 보러 가는데 예약도 거의 할 필요 없고, 상영시간 10분전에 가서 표를 사도 어지간하면 원하는 영화를 보고 올 수 있다.

이런 방식의 한가지 꽁수는 표 하나를 사가지고 들어가서 여러 편의 영화를 보고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직원한테 걸리지만 않으면.. ^^; 영화관에 따라 다르기는 한데 대형 영화관일수록 한 입구 안에 10여개의 상영관이 모여있고, 시간만 잘 맞추면 논스톱으로 두편에서 세편까지도 충분히 보고 나올 수 있다. (역시 직원한테 걸리지만 않으면... 동양사람들은 아무래도 눈에 뜨이는 편이라 위험성이 상당히 크다. ^^;)

(대신에 한국에서처럼 막 디지털상영관에 소리가 어쩌고 이런거 다 따져가면서 볼라면 차 몰고 옆도시까지 고속도로타고 달려가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상영관 퀄리티에 대해서는 그냥 마음을 비우고 보는게 속 편하다는 얘기. 그리고 대도시가 아닌 이상 이런 정보를 쉽게 구하기도 힘들다. 영화관에 직접 쫓아가기 전까지는 어느 영화가 몇번 상영관에서 상영중인지조차 알기 힘든데, 몇번 상영관이 어떤 퀄리티더라 하는 정도의 정보는 진짜 찾기 힘들다.)

지금 살고 있는 동네에 대형 체인형식의 영화관으로는 Showcase Cinemas와 Quality 16이 있는데, 쇼케이스 쪽이 더 찾아가기 쉬운데다가 위에 언급한 꽁수를 써먹기가 훨 쉬운 구조라 아무래도 그쪽을 더 자주 가게 된다. (가깝다고는 해도 차로 15분여...) 영화 가격은 일반 어른표가 $9.50인데, 저녁 6시 이전에 시작하는 표를 사면 Adult Matinee표라고 해서 가격이 $6.75으로 할인된다. (상영관 질은 Quality 16 쪽이 더 나은 편이라고들 하고 거기엔 저녁 시간에도 해당되는 $8.00 학생표도 있는데, 찾아가다가 길 잃어버리고 헤맨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 그냥 포기 -_-;)

여튼 사설이 길었는데... 중요한건 그게 아니고, 그러니까 어제 저렇게 표 하나 끊고 들어가서 하울(개봉 첫회! >_<)과 스미스부부 영화를 보고 왔다는 얘기. 바로 뒤에 Madagascar까지도 보고 나올 수 있었는데 너무 피곤해서 (그리고 아무래도 양심상 ^^;) 그건 관뒀다.

하울은 한국에서 개봉했을때 동영상으로 구해서 봤는데 (그때도 미국에 있었기 땜시) 보면서 얼마나 땅을 쳤던지. "극장에서 보고 싶어~~~ DVD 나오면 꼭 살거야~~~ orz"를 연발했는데 며칠 전에 우연히 이번주 금요일날 미국에서 개봉한다는 얘기를 듣고, 벼르고 있다가 개봉 첫회에 맞춰서 보러 갔다. 아무래도 만화영화인지라 그렇게 좋은 상영관에 배정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컴퓨터 화면에 동영상으로 보던 것과는 백만배 차이나는 감동의 도가니였다. 영어 더빙은 목소리 선별(성우 인선이라고 해야 하나)에 약간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Spirited Away(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도 한국에서 개봉했을때 미국에 있었기 때문에 결국 나중에 미국 극장에서 보았었는데, 그때는 일어판의 느낌을 상당히 잘 살려낸 더빙에 놀랐었다. 아무래도 이번엔 내 기대치가 너무 컸던 걸지도.

줄거리에도 여전히 감동연발. 이제까지 스튜디오 지부리 애니메이션 중에 DVD로 산건 없었는데 하울이 아무래도 그 첫타자가 되지 싶다.

(다른 사람들은 재미없다고 난리인데 왠 감동연발..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서도 ^^; 뭐랄까 은근히 감정이입이 팍팍되는 부분들이 없지 않아서, 영화 보는 내내 계속 찌잉~ 찌잉~ 모드였음.)

스미스부부는 별 기대 않고 있었는데 (뭣보다도 안젤리나 졸리의 삐죽내민 입술이 별로라) 생각외로 상당히 가볍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코믹액션 영화였다. 이 영화의 교훈은 부부관계에 대화부족은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 ^^; 의외로 안젤리나 졸리의 입술도 별로 크게 눈에 거슬리지 않았고 (예전보다 좀 덜 뾰죽해진듯) 브래드 피트도 너무 귀여운데다가 orz 중간중간 코믹한 대사들이 많이 나와서 다같이 계속 웃으면서 보는 분위기였다. 한국에서 개봉할땐 번역 자막이 어떻게 들어갈지 모르겠는데, 가능하면 저 두사람의 귀엽기 그지없는 모습이 잘 살아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by dapi | 2005/06/18 21:21 | 노는 얘기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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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Hana at 2005/06/19 20:09
스미스네...는 전혀 기대 안하고 있었는데 나름대로 재밌나 보네
한번 봐볼까.. 싶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8천원이나 내고 극장에서 보긴 좀;;
Commented by dapi at 2005/06/19 21:40
Hana > 이건 절대 극장에서 봐야 할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말야. 조조라도 노려보지 그래?
Commented by 마근엄 at 2005/06/22 12:40
하울...은 나는 좀 실망한 케이스로군. 미야자키 애니는 갈수록 내러티브 실종 상태가 되어가는 것 같아서, 나처럼 단순한 두뇌회로를 가진 사람에겐 안 맞는 것 같아. 어쨌든 얼음집에 온 걸 환영하네.
Commented by dapi at 2005/06/22 18:57
근엄당숙 >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러브스토리~ 라고 생각하고 보면 괜찮은 것 같아요. 여기에 마침 저랑 만화취향이 비슷한 언니가 있는데, 그 언니도 하울 보면서 똑같이 "오오 너무 좋아" 모드였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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