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종교 인구
학교에서 한국 및 아시아권과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이 많은 미국인 교수와 토론하다가 한국 사람들이 미국에 와서 한인교회를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이루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에 대해서 한국 사람들이 제일 많이 믿는 종교는 불교가 아니냐는 교수의 말에 "요새는 거의 기독교/천주교 쪽이 뒤집었을걸요"라고 답했었다. 그런데 집에 와서 통계청 자료를 찾아보니 1999년 자료에 의하면 전국 15세 이상 인구 중에서 불교가 26.3%, 기독교가 18.6%, 천주교가 7.0%, 유교, 원불교, 천도교, 기타 종교가 합쳐서 1.8%, 그리고 무교가 46.4%를 차지하고 있었다. 나름대로 놀랐달까... 나 자신은 무교이지만 내 주변에 무교인 사람이 그렇게 많다고 느껴본 적도 없었고, 전반적으로 불교신도가 적진 않겠지 싶었지만 워낙에 돌아다니다 보면 눈에 보이는게 교회와 성당들 뿐이라 기독교와 천주교 신자를 다 합하면 그보단 많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실제로 내가 살았던 서울 지역의 통계만 놓고 보면 불교 20.1%, 기독교 23.9%, 천주교 9.3%이긴 하다. 인천 경기 지방은 불교 인구의 비율이 서울지역보다도 더 작다.) 어쨌든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종교인구가 간신히 50%를 넘는다는 것도, 그 안에서 불교와 기독교/천주교가 거의 비등하게 양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근소한 차이로 불교 인구가 많다는 것도 흥미로운 사실이었다. 만약 대상 인구가 15세 이상으로 한정되지 않았더라면 기독교/천주교 인구가 근소하게 앞지르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지만 말이다.

미국에 와서 외국인들과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제일 주의하게 되는 것이 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한국에 대한 일반화된 사실인양 말하는 것이다. 구두로 가벼운 토론 등을 하다보면 쉽게 빠질 수 있는 함정인데, 매번 주의한다고 하면서도 위와 같은 식으로 의도하지 않았던 오류를 저지르기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나중에 그 내용을 수정해서 알려주기도 쉽지 않은 일이고... 그러고보니 사족이긴 한데, 다음 주에는 온라인 게임과 현거래로 먹고 사는 얘기에 대해 책을 쓴 Julian Dibbell이란 사람이 학교로 초청강연을 하러 온다면서 위에 얘기한 교수가 재밌을테니 꼭 가보라고 수업 시간에 몇번씩 추천을 했었다. 리니지 및 여타 한국 온라인 게임의 현거래 실태와 무려 중국에 아웃소싱까지 하는 등의 이슈를 얘기해주면 무지 좋아할 것 같긴 한데, 나 자신이 그 문제에 대해 엑스퍼트라고 말하기 힘들 뿐더러 뭔가 재밌을만한 읽을거리를 찾아주려고 해도 영어로 된 자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일단은 그냥 입 꾹 모드 중이다. (교수가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고... 우리 과에 한국인/동양계 학생이 나 하나 뿐인건 아니니 말이다.)
by dapi | 2006/03/05 18:04 | 사는 얘기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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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나오야 at 2006/03/05 18:34
내 경험을 일반화해서 얘기하게 된다는 것에는 절절히 동감;; 정말 위험한 건데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는 경우도 많더라고...그렇다고 그 자리에서 무조건 모른다로 넘어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나중에 아 그게 아니다 싶어도 되돌릴 수 없으니 난감할 따름 ~(=_=)~
나도 기독교 비율이 그렇게 낮은 줄은 몰랐는데...미국이든 일본이든 한인교회는 꼭 있으니까;; 국내만 보더라도 이 사람들이 포교활동을 너무 적극적으로(?) 하기 때문에 더 그렇게 생각하게 된 걸지도 몰라 ㅡㅡ;
Commented by 류시 at 2006/03/05 18:44
원래 '빈수레가 요란한 법이다' 라고 말해버리면, 제가 무교로서 너무 시니컬한 것일까요??

그나저나... 오랫만에 뵙습니다. 저 기억하시려나요??.......=ㅁ=
Commented by dapi at 2006/03/05 19:32
나오야 > 그치그치? 그래서 외국에 나가면 개개인이 다 외교관이라고 하는 건지도 모르겠어.
여기는 불당은 대도시 주변에 간신히 한둘 있는 정도인데 한인 교회는 어딜가든 발에 채이게 널려서.. 게다가 굳이 신자가 아니더라도 사람을 만나려면 교회에 가지 않으면 힘들다는 패러독스가 있어서 말야. --; 그래도 난 꿋꿋하게 일요일에는 집에서 낮잠자며 뒹구는 무교파 (..) 힛힛

류시님 > 와앗, 오랫만에 뵙네요. 당연히 기억하지요 ^^;
제 경우에는 저 자신도 무교이긴 하지만 굳이 다른 사람의 신앙에 대해 뭐라고 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서...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만 끼치지 않으면 알아서 장구를 치던 풍악을 울리던 상관 없다는 주의거든요. 그게 지나가는 사람을 붙들고 "도를 믿으십니까"하고 귀찮게 하는 레벨이 되면 좀 틀려지지만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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